등록일 2022.08.26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은 크게 두 개의 소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대륙부 동남아와 해양부 동남아로 대별된다. 이들 두 소지역은 각각 별도 협의체를 설립.가동하면서 경제.사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 큰 목표인 아세안 연계성 증진과 아세안 통합 심화에 기여하기 위해 나름 전력투구 하고 있다. 대륙부 동남아는 티벳 고원에서 발원한 메콩강이 흘러가는 나라들로 구성되어 있어 통칭 메콩강 유역 국이라 하며 MRC 등 메콩유역 개발협의체가 메콩 소지역 경제개발에 특화된 맞춤형 활동을 하고 있다. 반면, 해양부 아세안 4개국(BIMP : Brunei, Indonesia, Malaysia and the Philippines)은 1994년 BIMP-EAGA(East ASEAN Growth Area)를 출범시켜 이들 4개국 내 전략적으로 매우 가까운 원격.낙후 지역 개발을 촉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해양 동남아 4개국의 낙후지역 발전을 통해 역내 고도성장 지역과의 개발격차 해소 및 아세안 경제통합을 목표로 창설된 협의체이다. 특이한 것은 협력 대상 지역을 이들 네 나라 전역으로 하지 않고 특정 원격.낙후 지역으로 국한시키고 있는 점이며 바로 이 점에 시선이 끌린다.
주요 선진 공여국들은 메콩강 유역의 개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결성.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메콩 연안국들 간 관계는 2020년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되었으며 이에 상응하여 양측은 협력 사업을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연 500만불 규모의 한.메콩협력기금을 조성,운용 중이다. 한편, 우리나라와 BIMP-EAGA 협력은 2020년 한.아세안 정상회의 시 우리 정부가 발표한 한-해양동남아 소지역 협력 구상 이행 노력의 일환으로서, 해양 동남아 지역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동남아 지역 전체의 포용적.균형적 성장과 아세안 연계성 증진을 추구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BIMP측과 연 300만불 규모의 한-BIMP-EAGA 협력 기금을 조성.운용 중이며 이는 기존의 한.메콩협력과 더불어 한.아세안 협력의 지평을 보다 다층적, 다면적으로 확대해 나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21년 제1차 한-BIMP-EAGA 고위관리 회의 시 기후변화에 취약한 BIMP-EAGA 국가들의 수요를 감안,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와의 삼각협력 관계 구축을 통해 이들 국가들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적극 지원하기로 하였으며, 동 회의 계기 한-BIMP-EAGA 협력기금 기탁처로 GGGI를 지정하고 이를 통해 3자 간 유기적, 효율적 협력 기반을 마련하였다. 한편 금년 6월 개최 제2차 한-BIMP-EAGA 고위관리 회의에서 양측은 제1차 실질협력 사업으로 해양 동남아 국가들의 수요가 높은 기후변화대응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관련 협력 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하였다. BIMP-EAGA 소지역은 기후 적응과 완화 이니셔티브를 채택함으로써 Covid-19 팬데믹으로 부터 녹색 회복을 추진 중에 있다. 아울러, 한-BIMP-EAGA 양측은 환경, 연계성 및 관광을 금년도 중점 협력분야로 선정하고 다양한 협력 사업을 발굴, 이행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BIMP-EAGA Vision 2025는 “개발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복원력 있고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하고 경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소지역이 되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동 비전 실현을 위해 5개의 축이 뒷받침하고 있다. 연계성, food basket, 관광, 환경 및 사회.문화.교육 등 5개 기둥이 비전을 이끌 방향을 보여준다. **동 비전은 다음 세 가지 결과물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첫째,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녹색 제조업 관광산업 부문 개발. 둘째,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고 기후 복원력 있는 농업과 어업 육성. 셋째, 낙후지역에 혜택을 주는 관광산업의 다 국가적 접근법 채택이다**. ((아울러 동 비전은 분명한 목표치와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2015년 기준 EAGA는 BIMP 경제의 20%를 차지하며 EAGA 역내 무역은 EAGA 전체 무역의 10% 수준으로 증가하며 FDI는 660억불 수준으로 증가하며 국내외 관광객 도래 수는1억2천4백만 수준으로 증가하는 것 등이다)). BIMP-EAGA는 회원국들의 원격.낙후 지역 간의 수세기 무역 links를 복원하여 이를 활성화 하기 위해 1994년 설립되었다. 국가의 경계가 이러한 ‘역사적 길’에 장벽을 부과하였으나 해당 국가들은 여기에 굴하지 않고 무역 연계 활성화를 추구하였다. 그들의 비전이 이들 국가들의 낙후.원격 지역에 사람 중심의 포용적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BIMP-EAGA를 태동시켰다. BIMP-EAGA 소속 지방들은 그들 각자의 수도보다 상호 간에 지리적으로 더 가깝게 위치하고 있다. 이들 회원국들은 이들 지역들을 훨씬 더 가깝게 묶으려고 국가간에, 소지역에 걸쳐 그리고 아세안 회원국 간에 개발 격차를 좁히려고 시도하고 있다. 올해 BIMP-EAGA는 출범 28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동 소지역은 지난 28년간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었다. 도로, 항구 및 기타 인프라를 확산하였으며, 이는 바로 회원국들 간 육로.해로.항공 연계성 증진으로 이어졌으며 동시에 무역 및 관광의 “극적” 수준으로의 증진을 가져왔다. 다른 한편, 기업식 영농 확대를 촉진하고 이들 국가들의 기업식 환경 보존 의지 또한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한 수준이다. BIMP-EAGA는 민간 분야 역할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특이하며 민간 분야는 무역.투자를 동원하며 반면, 공공 분야는 유리한 정책 및 규제 환경 채택을 촉진함으로써 권능을 부여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 28년간 인프라 개선은 비즈니스 비용을 절감하고 중소기업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무역 및 투자를 신장시켰다. 무역 촉진 이니셔티브는 항구와 육로국경 통과 지점 간의 규칙과 규정을 합치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다. 자연 및 문화자원 보존에 주안점을 두는 커뮤너티 기반 생태계 관광을 포함하여 환경 및 관광은 공통의 개발 도전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이어 가면서 다양하고 다문화적인 소지역에서 보다 더 강력한 공동체 및 연대 의식이 무르익고 있다.
BIMP-EAGA는 사람들 이동을 더욱 촉진시키고 국경을 넘어 상품의 아주 매끄러운 흐름을 증진하며 단일 아세안 생산기지 실현을 지향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BIMP-EAGA는 어느 날 모든 아세안 경제를 통합하는 아세안 비전의 building block이 되는 역할을 추구한다. BIMP-EAGA는 함께 일하면서 모든 소지역 구성원들을 위해 더 밝은 미래를 창조하고 있다. BIMP-EAGA는 정상회의 협의체로 발전하여 왔으며 작년 제14차 정상회의를 개최하였다. 회원국 간 장기 발전 비전을 공유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이행 기제를 가동 중이다. 아세안의 역동성은 해양 동남아와 대륙 동남아 두 소지역 협력의 활성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두 협의체 모두 아세안 공동체의 지속적 발전을 뒷받침하는 쌍두마차로서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편, BIMP-EAGA는 현재 회원국을 연결하는 두 개의 경제 회랑(Economic Corridor) 운영 중이며 신규로 세 번째 경제 회랑을 개발하고 있다. 첫째, The West Borneo Economic Corridor는 석유.가스 회랑으로 보르네오섬의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1개 주, 말레이시아 2개 주 연결 도로로서 원유 및 천연가스 주요 수출 지역을 통과한다. 둘째, The Greater Sulu-Sulawesi Corridor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및 필리핀 섬을 연결하는 해양 회랑으로서 역사적으로 강력한 무역 links 가 존재했으며 인도네시아의 북 Sulawesi섬과 필리핀의 Mindanao섬 사이에 무역이 집중되었음을 고증하였다. 전 세계에서 해양 생물다양성이 가장 밀집한 지역이다. 셋째, 현재 개발 중인 The East Borneo Economic Corridor는 현재 건설 중인 보르네오섬의 인도네시아 신수도를 통과하며 보르네오섬의 인도네시아 4개 주와 말레이시아의 Sabah 주를 연결한다.
BIMP-EAGA 지역은 동남아의 숨은 보석이라 하겠다. 아직 세공의 손길이 덜한 원석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지역이다. 보르네오섬에서 건설 중인 인도네시아의 신수도 완공은 동남아 경제.사회 활동과 인력 이동의 중심 추를 BIMP-EAGA 지역으로 옮길 것은 자명하다. 수천 년 내려오는 독특한 문화를 계승하는 지역, 전 세계에서 해양 생물 다양성 종이 가장 밀집한 지역, 수 세기 뱃길 무역로를 복원한 끈기와 지구력, 물리적 연계성 증진 사업이 가장 활발한 동남아에서 역사 속에 가려진 비단길 찾는 시계의 추는 멈출 줄 모른다. 아세안 공동체 비전 2025 실현의 길목을 차지하는 중요성이 전 세계인들을 불러 들이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 최고의 think tank인 ADB가 1996년 처음으로 BIMP-EAGA를 지원한 이래 2003년부터 ADB는 BIMP-EAGA의 지역개발 자문 역할을 하면서 원격.격리 지역을 경제성장 엔진으로 바꾸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가 해양 동남아에 눈을 돌려야 하는 사유가 이뿐이겠는가? 우리의 국가 이익이 넘쳐 흘러 가는 것 같다.
한-메콩 협력은 2011년 외교장관 협의체로 본격 가동되어 2019년 정상회담 협의체로 발전하였다. 물론, 외교장관 협의에 앞서 양측 고위관리 회의가 열려 의제 최종 조율 및 성과 사업에 대한 공감대 형성 등 최종 마무리 작업을 한다. 이제 한-BIMP-EAGA 협력은 두 번째 고위관리 회의를 거쳤다. 앞으로 양측 협력 과정을 보아가면서 협력에 동력을 부여하기 위해 외교장관 협의체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는 방안을 권하고자 한다. 그 이후 적절한 시기를 보아 정상급 협의체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염두에 두면서 양측 협력을 지속적으로 신장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2022.8.16. 정 해 문
전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전 태국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