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MP-EAGA 심층탐구

술루-술라웨시 경제 회랑의 식품가공산업

등록일 2024.12.02

 

 

 

광역 술루-술라웨시 경제 회랑 (Greater Sulu-Sulawesi Economic Corridor) (3)
술루-술라웨시 경제 회랑의 식품가공산업

 

 


고영경(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아세안센터)

 

 

 

광역 술루-술라웨시 경제 회랑(GSSC)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높고 모든 참여국에서 가치사슬 개발에 적합하다고 선별된 산업은 바로 식품가공업이다. 


정부는 이미 식품가공업을 중점 육성 산업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3개국 모두

다양한 가공식품을 제조, 수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코코넛 가공품, 팜유 제품, 코코아와 과일 음료 등이다. 식품가공 산업의 기반은 이미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과 비즈니스 환경의 개선이 뒷받침된다면 이 산업은 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현재 이 산업의 참여기업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렵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리핀 민다나오 지역 식품가공업체들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은 규모의 경제 부족과 더불어 중소기업 과밀화 문제를 겪고 있어 가치사슬 개발을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인근 및 해외 시장로의 진출과 토지, 노동력, 원자재 등 생산 요소의 용이한 조달을 기대하고 있다.


광역 술루-술라웨시 경제 회랑은 식품산업 가운데에서도 ‘할랄푸드’의 중심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무슬림 인구의 비중이 각각 63%, 87%에 이른다. 필리핀의 경우, 무슬림 인구 비중은 6.4%에 불과하지만,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이 무슬림 인구 비중이 24%에 달하는 민다나오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경제 회랑 내 3개국이 할랄 식품 산업 개발을 위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할랄 식품은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비할랄 물질을 걸러내고 엄격한 품질 관리가 필요해 기술적으로 정교한 프로세스와 대규모 생산능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할랄 식품 하이테크 허브는 역내 및 글로벌 경쟁을 위한 필수 인프라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다국적 식품기업 네슬레는 농장에서부터 식탁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할랄 표준을 확립하고 적용하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사바주 정부는 할랄 식품 허브가 되겠다는 목표 하에 지역 내 할랄 식품 제조업체에 까다로운 품질관리 기준을 적용하면서 첨단공정 활용을 강조해 왔다. 코타키나발루 산업단지(Kota Kinabalu Industrial Park)와 라하드 다투(Lahad Datu)의 팜유 산업 클러스터는 할랄 지정 산업단지(HALMAS Parks)로서 할랄 준수 인증을 받았다. 이 산업단지에서는 임차인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입주 기업의 상품에 간소화된 절차에 따라 할랄 인증을 부여한다. “BIMP-EAGA Investment Opportunities in Corridor Value Chains (2017)"에 따르면 사바에는 할랄 인증을 받은 회사가 249개가 있으며, 그 중 다국적 기업이 20개, 소기업이 125개, 중견기업이 104개이다.

 

 


<필리핀의 할랄 산업 개발 전략>

출처: Philippine Halal Industry Development Strategic Plan 2023-2028 p16, 
https://dtiwebfiles.s3.ap-southeast-1.amazonaws.com/e-library/Other+Publications/Philippine+Halal+Industry+Development+Strategic+Plan+2023-2028_Narrative+Report_Final+3+single.pdf

 

 

민다나오 역시 할랄 식품 생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필리핀 경제개발계획 하에 할랄 수출 개발 및 진흥위원회(할랄 위원회)가 로드맵을 구축하고 할랄 식품 산업 개발계획을 추진하였다. 이 계획에 따라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방사모로)이 필리핀의 할랄 생산기지로 지정되었다. 필리핀 정부는 할랄 산업 개발 전략 계획2023-2028 (Halal Industry Development Strategic Plan)을 수립하고 필리핀의 할랄 산업을 진작시켜 2028년까지 필리핀을 할랄 허브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필리핀 정부는 할랄 산업으로 일자리 120,000개와 40억 달러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사모로 자치정부도 2차 방사모로 개발계획(Bangsamoro Development Plan 2023-2028) 및 할랄 개발 계획(BARMM Halal Development Plan 2023-2028)을 통해 지역 내 할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을 수립했다. 방사모로 개발계획은 BIMP-EAGA 회원국들과 보조를 맞추며 진행될 것이라는 점도 포함되어 있다.


광역 술루-술라웨시 경제 회랑 내 사바주와 민다나오 지역 사이의 협력이 활성화되면 할랄 식품 산업 가치사슬의 발전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