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2024.12.17
BIMP-EAGA 5대 전략축 - 환경
기후변화 대응 자연기반해법: 맹그로브숲 복원과 블루카본
강호상(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지구 육지 면적의 3%를 차지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은 세계 산호초의 30%, 맹그로브숲의 35%를 차지하고 있다(Source: ASEAN State of the Environment Report, 2008).
BIMP의 필리핀, 순다랜드(Sundaland), 월리시아(Wallacea)는 생물다양성이 높고, 지역 특산종이 많아 아세안 대륙지역인 인도-미얀마와 함께 전 세계 36개 생물다양성 보존 중요 지점(Biodiversity Hotspot)에 속해 있다.
동남아시아 생물다양성 중점 지역
특히 해안선 부근에서 자라는 맹그로브는 해양 생물다양성을 보존할뿐만 아니라 육상 생태계의 그린카본보다 탄소 흡수 속도가 최대 50배 이상 빠르다는 점에서 수천 년 동안 저장이 가능한 해양 탄소 흡수원인 블루카본으로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맹그로브는 주로 열대나 아열대 해변, 하구 지역 해수와 담수가 혼합된 곳의 습지에서 자라는 관목 혹은 키 큰 나무를 말한다. 맹그로브숲은 큰 파도나 쓰나미로부터 해안을 보호하고, 뿌리가 토양을 고정시켜 해안 침식을 방지한다. 또한 뿌리 사이로 어린 물고기들을 보호하고 다양한 해양 동식물에 안전한 서식지를 제공함으로써 지속적인 어업과 관광 산업을 통한 지역주민들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한다.
한-아세안협력기금(AKCF)을 재원으로 하는 한-아세안환경협력사업(ASEAN-Korea Environment Cooperation Project, AKECOP)1)은 2000년부터 시작되었다.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북부 지역 대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로 인해 해안지역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맹그로브숲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었고, 이에 따라 아세안 사무국은 한-아세안환경협력사업 내용에 맹그로브숲 복원 및 연구 사업 추가를 요청하였다. 또한 필리핀 보홀에서 맹그로브숲의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Lee et al. 2022).
한-아세안환경협력사업(AKECOP)은 한아세안협력기금 지원으로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아세안 10개국과 함께 훼손된 생태계 복원, 생물다양성 보전, 혼농임업(agroforestry)을 통한 주민소득증대 분야의 공동연구, 교육/훈련 사업을 진행하였으며, 사업에 필리핀 UPLB, 인도네시아 IPB University, 말레이시아 FRIM, 브루나이 UBD 등의 기관이 참여했다.
필리핀 바나콘섬 맹그로브 조림지
맹그로브숲은 전 세계적으로 약 14.5백만ha(헥타르)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가 3,364,080ha로 전 세계의 24%를 차지하고 있다(MoEF 2021). 말레이시아(587,613ha), 필리핀(266,170ha), 브루나이(5,871ha)도 맹그로브숲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맹그로브 나무 종류는 전 세계적으로 약 60종이 분포하는데 인도네시아에 48종, 말레이시아에 42종, 필리핀에 38종, 그리고 브루나이에 25종이 분포하고 있다(Giesen et al. 2006).
동남아시아 맹그로브숲 분포
(출처: Mangrove Forest of the World)
그동안 맹그로브숲은 새우양식(aquaculture)과 팜 농장 조성으로 많이 훼손된 탓에 맹그로브숲 보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Hilomen & Peñaflor, 2023).
최근 기업들은 탄소배출권 상쇄와 ESG 투자를 위해 맹그로브숲 복원 및 보전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루쿠 북부 모로따이(Morotai) 섬 지방 정부가 제안한 맹그로브숲 REDD+ 사업과 같은 지방 정부 사업 또한 기업과 지방 정부 간의 협력사업으로 유망하다. 아울러 한-BIMP-EAGA 협력기금을 활용하여 맹그로브숲 복원, 생물다양성보전, 지역주민 생계향상을 포함한 “한-BIMP 맹그로브숲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함으로써 한국의 산림생태계 복원 경험을 공유하고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한-BIMP 협력 증진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